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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육칼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와 수업지도’, 이런 면이 중시된다! (4)
등록일 2021-12-27 09:54:26 조회수 8333
내용

4. 역량교육과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관련성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개념적 이해를 강조하는 개념기반 교육과정과 지도를 지향한다면 ‘역량교육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주요사항(시안)에서 개정의 4가지 중점사항에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이 포함되어 있듯이 역량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역량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대한 강조점과 전략이 조금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총론에 핵심역량 6가지를 도입했을 때 이를 도입한 의미가 지식중심의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역량교육으로 대체하자는 뜻이 아니었다고 한다(황규호, 2016).

 

가령 “학교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의 대답으로 6가지 역량을 규정한 것이라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고 할만하다. 이 경우는 곧 기존의 ‘교과지식’ 중심의 교육과정을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연구진들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한다(황규호, 2016). 또한 역량의 개념을 2015개정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방안으로 이상의 해석에 대해서 연구진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한다(황규호, 2016). 황규호 교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능력’이나 ‘학습경험의 질이 개선된 상태의 특징’을 구체화해주는 방안의 하나로 역량의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요컨대 당시 연구자들은 역량 논의를 교과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학습자의 능력과 자질의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초점을 명료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총론에 6가지의 핵심역량을 포함시킨 것을 ‘지식 교육의 대체’처럼 과도하게 해석하고 무리하게 적용하려 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 당시의 국내외적 분위기를 보면 이해할 만도 하다. 다행히 2022 개정 총론 주요사항(시안)에는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는 용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고 ‘역량의 함양’ 정도로만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다고 본다. 그동안 역량의 정의만 가지고 맴돌던 데서 벗어나 이제는 역량의 실체를 바로 보고 냉정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역량을 (저장했다가 사용할 수 있는) 자산(asset)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건(event)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역량은 자동차처럼 어떤 실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스킬이 해결해야 할 특정 과제와 마주할 때만 존재하는 것이다”(Krogh and Roos, 1996).

 

이제 21세기 우리가 마주하는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그 자체로 직접 가르쳐서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인가 아니면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에서 강조하는 ‘개념적 이해’라는 질 높고 전이 가능한 지식교육을 통해 역량을 갖추게 할 것인가의 논쟁에서 후자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이는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질 높은 지식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기존의 지식 교육으로 회귀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존의 지식 교육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개념적 이해’라는 질 높은 지식 교육은 매우 다르다. 이참에 역량중심교육에서 지식중심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책이 있어 소개한다. 『왜 지식이 중요한가(Why Knowledge Matters: Rescuing Our Children from Failed Educational Theories)』(Harvard Education Press, 2016)라는 책인데 저자는 역량의 발휘에는 전문적 지식(expertise)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기능이나 역량은 ‘영역 특수성(domain specificity)’을 갖기 때문에 전이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어떤 특정 교과목에서 길러진 역량이 다른 교과 영역에서 활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능·역량의 기반은 특정 영역의 지식이다(the basis of skills is specific domain knowledge p.13)”라는 견해를 편다. 또한 저자는 교육정책 결정자들이 ‘skills’란 용어 대신 ‘전문적 지식(expertise)’이란 용어를 쓸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프랑스가 독립 200주년을 기해 1989년 초등교육에 있어 기존의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포기하고 학생중심, 역량중심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했고, 이에 대한 20년 종단 연구 결과 참담하리 만큼의 학력 저하를 겪었던 사례를 들며 학생중심(child-centered), 역량중심(skills-centered)의 미국식 교육을 지양하고 공동체 중심(community-centered), 지식중심(knowledge-centered) 교육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교육목표 프레임(내용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으로 아래와 같은 요소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도표 7> 교육과정 목표 프레임

이는 Richard M. Cash(2017, 2011)의 지식 피라미드(지식[know], 기능[be able to do], 이해[understand])에 기반하고 이에 역량의 발휘에 필요한 가치·태도를 기반으로 삼은 모형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 모델을 택할 경우 역량의 발휘를 지식·기능·이해 및 가치·태도가 동시에 동원되어 발휘되는 사건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접근은 질 높은 지식교육을 통해 역량의 함양을 도모하는 것으로써 현재 우리의 교육과정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내년 하반기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되어 고시될 예정인데 역량교육의 성찰에서 “생각하는 학생(Thinking Students), 생각하는 교실(Thinking Classrooms)”을 교육과정 비전으로 삼아 질 높은 지식교육을 통해 21세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의 함양이 잘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여건의 마련(예: 수능시험의 영향력 축소나 자격고사화)과 함께 현장 교사들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이해와 수업지도 요령의 연수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과서 집필자들을 대상으로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반영한 교과서 단원 설계에 대한 연수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주요사항(시안) 내용에는 아직 사회적 논의를 통해 더 깊이 검토하고 다듬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교육부가 총론 주요사항에 대한 마무리를 잘 해주기 바란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이 한국 학교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어주기를 소망해 본다.


출처 : 네이버 교육칼럼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21.12.02

https://21erick.org/column/7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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