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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학교육, 3년제 전환 어떨까
등록일 2020-11-12 10:20:04 조회수 14629
내용

짧게는 고교 3년, 경우에 따라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도합 12년을 ‘대입’이라는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온 ‘20학번’ 대학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부푼 꿈을 안고 입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찰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캠퍼스의 봄’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 앞으로 청구되는 한 학기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은 강의와 졸업장의 가치 외에도 학회와 동아리 활동 등 캠퍼스를 바탕으로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대면 접촉을 통해 친밀하게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그 자체가 사회생활의 준비 과정이기도 하다)까지 고려해 산정된 것임에 틀림 없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화상으로 제공되는 수업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게 됐다. 일순간에 사이버(디지털)대와 경쟁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수업의 질만 놓고 보면 화상 수업에 특화된 사이버대 보다 낫다고 자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 20여개 대학 학생들이 연대한 학생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사이버대의 등록금은 평균 144만원이다. 평균 350~400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4년제대 학생들이 느낄 박탈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운좋게 머지 않은 미래에 종식 되더라도 언제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할지 알 수 없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초유의 위기 속에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은 어떻게 방향을 잡고 가야 할까.


◇ 포털·소셜미디어 혁명의 산물 과감히 수용해야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고등교육의 위기가 오로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촉발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코로나 사태로 오랫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온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맞다. 하지만 고등교육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지식 습득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맞닿아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 포털의 눈부신 진화와 월간 사용자 25억명의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 혁명이 있다.

구글을 통한 검색 건수는 전세계에서 하루에 56억 건, 1년에 2조 건이나 된다. 그 중 15%는 이전에 검색된 적이 없던 새로운 항목이다. ‘신지식’ 유입이 그만큼 활발히 이뤄진다는 뜻도 된다. 더구나 구글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무려 200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최적의 결과를 찾아준다. 불과 1초 사이에 말이다. 가히 ‘구글 대학(Google University)’이라 부를만 하다.

페이스북은 또 어떤가? 세계 유수의 기업과 연구기관, 언론사와 대학 등이 거의 예외 없이 페북 계정을 운영한다. 관심있는 분야의 계정을 취사선택해 팔로우 하면 뉴스레터를 구독하듯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볼 수 있다.

해외 명문 대학과 기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과정도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비리그 명문대 하버드대는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얼마 전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사회과학, 미술 및 디자인, 인문학, 경영학 등 67개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뉴욕을 대표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뉴욕 현대미술관(MoMA)도 세계 최대 온라인 강의 사이트 코세라(Coursera)를 통해 미술 관련 무료 강의를 개설했다. MoMA의 강의는 미술사, 미술 이론, 교육학 등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영어만 자유롭다면(정보의 매개체로서 영어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리고 정보 검색과 활용을 위한 기본적인 스킬만 갖춘다면 1~2주 안에 한 분야의 준(準)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습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지식이 생산·유통·소비되는 환경에는 지난 20여년 사이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대학의 혁신은 더디기만 하다. 지식의 ‘유통 기간’이 어느 때보다 짧아진 시대에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춘 4년간의 대학 교육이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을 얼마나 담보해 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역사적으로 혁신은 위기의 산물인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 사태로 수면위에 떠오른 교육의 위기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신종 바이러스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에 대비해 화상 수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에 더해 앞서 언급한 포털과 소셜미디어 혁명의 산물들도 과감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고기를 잡아주기 보다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필요하다면 ‘대학교육=4년’이라는 상식에도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전에 없이 짧아진 지식의 유통기간을 생각하면 영국처럼 학사는 3년제 석사는 1년로 단축하는 것의 장점이 더 클 수도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혁신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과정은 고통스럽겠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코로나 사태가 대한민국 교육 경쟁력을 두세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


<출처>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2/2020061204326.html  이용성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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