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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스러운 아이
등록일 2014-03-26 00:54:25 조회수 7990
내용

? 중 1쯤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아빠랑 본교를 방문하였다. 단 1초의 순간  학생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줌렌즈로 투시 되어 왔다. 머리는 80년대 더벅머리에 얼굴은 햇빛에 그을려 거무잡잡하였고 엷은 티셔츠에 얼룩진 청바지,  신발끈은 제멋대로  지프라기처럼 너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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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마치 제집 안방 들어오듯 너무도 당당하게 "여기가 경기우리대안학교 인가요?" 말하고 있는데, 오히려 아이 아빠의 어색함이 주위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으~응 그래, 어~디 아니 어떻게 왔니? " "S 학교에서 왔는데요.  저, 이 학교 다니면 안돼요?" 할 말을 잊었다. 아니 '이 아이를 교육시키에는 너무 무리다. 틀림없이 여러가지 사고를 칠 녀석이고 개념이 없다' 라는그동안 경험적  파노라마가 광속으로 머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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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쩌랴. 마치 내 집에 온 귀한 손님이라 생각하고 아이 아빠의 체면을 봐서라도 적당히 말 대접해주고 보내려 했는데 그 아이 더 가관이다. "선생님 저 여기 꼭 다니고 싶어요. 그 이유는요, 여기에 제 여자 친구가 다녔는데요 아주 좋대요. 그래서 왔어요. 결석도 안하고, 지각도 안하고, 친구들과 싸우지도 않고, 담배도 줄이고, 선생님께 대들지도 않고 그래서 고등학교도 다니고 싶어요, 저 작년에 소년원에도 갔다왔는데... 꼭 이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였고 무척 '자유스러운 아이'라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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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인간에게 있어 '자유'는 자연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과 법칙'에서 움직인다고 했다. 이 아이의 자유스러운 모습과 말들은 예외없이 '원인' 속에서 발생 된 결과이며, 이 모든 상황들은  원인이 없이는 아무것도 발생되지 않는 인과의 법칙에서 나온 것이다. '자유'는 문제의 개념으로 자연적 존재로서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속에서 만날수 없는 '초월적'인 것이라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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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의 자유스러워진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서서히 궁금하였고 흥미롭기마저 하였다. 하여 "그래, 너 이름이 뭐냐, 몇 학년이고, 왜 소년원에 갔으며, 여자 친구는 누구냐, 싸움을 잘하냐, 나하고 맞짱  한 번 뜰까, 너 욕대회 나가 볼래 등등...'  그 아이의 아빠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마저 깜빡하고 거침없이 질문세레를 퍼부었고 그 아이 역시 잘도 받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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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를 20여분 그때서야 아이 아빠가 의식 되어 왜 이렇게 자유로운 아이가 되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00가 2살, 00누나 4살 때 아이 엄마와 이혼을 하였고 지금까지 두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빚을 내어 서울에서 조그만한 음식점을 하고 있는데 2교대를 하기 때문에 아침 7시쯤 퇴근을 하여 두 아이들을 깨워서 학교에 보냅니다.

아이들이 재혼을 싫어하기 때문에 혼자 돌보고 있습니다..."라고 이어지는  아이 아빠의 눈가에 촉촉한 이슬방울을  애써 못본체 하면서 아니 더이상 볼 수가 없어서 ...다시 아이에게 물었다. " 아빠의 재혼이 싫냐, 아빠의 인생도 생각해라. 인간은 누구에게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등등 " 어느덧 아이가 판단 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철학과 논리가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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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아이는 들은체 만체 연실 손톱을 물어뜯으며 그래도 아빠의 재혼은 싫다며 고개를 강하게 흔들었다. 죄인처럼 고개 숙인 아빠를 보면서 '책임과 의무'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아이에게 "너 우리 학교보다는 기숙사가 있는 학교로 입교를 해라" 하였더니 그 아이녀석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가면 폭동을 일으킨다고 했다. 더이상 망서릴것도 없었다. '그래 좋다. 이 자유스럽다 못해 맹랑한 녀석과 불꽃튀는 전쟁을 해보자' 라고 결심하고 아이와 아빠에게 비교적 많은 학교 규칙에 대한 다짐을 약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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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심은 이 아이의 자유스러운 원인을 정확히 파악했고 '자유'는  완전한 자발성으로서 모든 상태가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 입교한 '자유스러운 아이' 반드시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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